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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왜 우리는 범죄도시에 열광하는가

by 그린웨이 2023. 5. 31.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범죄도시

오늘 범죄도시 3가 개봉했습니다. 사전 유료시사회가 열렸던 지난 주말부터 많은 관람객들이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저도 예매하려고 봤더니 이미 좋은 자리들은 다 티켓팅이 되었더군요. 그래서 오늘 정식 개봉 첫날에 보려고 미리 며칠 전 예매를 해두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오늘은 왜 우리는 영화 범죄도시에 열광하는지 제 생각을 써보려고 합니다.

 


1. 현실 세계의 부당함에 날리는 펀치

많은 사람들이 현생을 사는 데 무척 힘들어합니다. 특히 나쁜 마음을 먹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당한 피해자라면 더더욱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계실 겁니다.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전세 관련 범죄가 대표적이죠. 이외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 PD수첩 같은 방송을 보면 세상에 나쁜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걸 실감합니다.

 

죄를 저질렀으면 벌을 받아야 마땅한데 실제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대형 로펌이나 수십 명의 변호사를 동원해 죄를 탕감받으려고 합니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해도, 다른 사람의 재산을 노린 범죄를 저질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의 법은 왜 이렇게 관대한지 화가 날 지경입니다.

 

이런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의 분한 마음을 대변해 주는 영화가 바로 범죄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주인공 마석도가 범죄자들에게 강펀치를 날리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후련해지고 속이 다 시원합니다. 저는 아주 어린 시절 <날아라 슈퍼보드>라는 만화를 즐겨 봤습니다. 이 만화 주제가에 '나쁜 짓을 하면 우리에게 들키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인공 손오공이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에게 벌을 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권선징악을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착하게 산 사람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모습을 자꾸 보고 듣게 됩니다. 마석도 형사의 액션씬은 마치 이런 현실의 부조리함에 아주 강력한 펀치를 연달아 날립니다.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정의' 그 자체를 선사합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잡히지 않은 범죄자도 꼭 벌을 받으리라는 기대를 가지며 영화관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나쁜 놈들 잡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습니다.

 

 


2. 실제 일어난 일처럼 몰입도가 높음

저는 범죄도시의 모든 시리즈를 보고 나면 항상 이런 생각을 합니다. '2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네?' 그 이유는 첫째,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입니다. 1편은 서울 가리봉동에서 일어난 조선족들의 범죄를 다뤘고, 2편은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소재로 했습니다.

둘째, 선과 악의 대립과 갈등을 연출하는 방식이 뛰어납니다. 주인공 마석도가 빌런에게 점점 가까워질수록 관객들은 영화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특히 1편보다 2편에서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영화 속 사건의 개연성도 1편과 2편은 아주 자연스러웠습니다. 3편은 다소 아쉬웠지만, 사실 이 영화의 인기 비결은 개연성이 좋아서만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 마석도가 날리는 정의의 펀치를 보고 싶은 것, 그게 이 영화를 보는 이유 중 절반은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3. 이전까지 3편 연속 흥행에 성공한 한국 영화는 없었다.

한국 영화에서 속편이 많이 나온 영화 중 <여고괴담>이 있습니다. 저는 4편까지만 개봉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5편과 6편도 있었습니다. 물론 5편은 관객수 64만 명, 6편은 10만 명도 안 되며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이 시리즈 중에서는 3편이 그나마 178만 명으로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유행어를 낳으며 조승우를 대스타로 만든 영화 <타짜>도 속편과 3편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타짜>는 만화 원작이 4편까지 있어서 기대가 많았는데 3편에서 흥행하지 못해 아쉽게도 더 이상의 속편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김한민 감독의 영화 <명량>, <한산: 용의 대첩>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고 이제 <노량: 죽음의 바다>가 2023년 12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은 죽기 때문에 이 영화도 결국 3부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4편까지 대성공한 한국 영화는 아직까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일단 초반 분위기로는 이번 범죄도시 3편도 흥행에 성공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제 다음 4편을 또 손꼽아 기다려보겠습니다. 2편이 작년, 3편이 올해 개봉했으니 4편은 내년에 개봉하리라 예상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팬으로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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